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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고속버스터미널 근처 풍년육개장으로 여독과 속풀이

동서고속도로 개통으로 미시령터널이 뚫린 이후 가까워졌던 속초가 부쩍 더 가까워졌습니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피해 가볍게 속초 맛집 투어를 생각하고 간단한 짐만 꾸려서 훌쩍 떠나 온 여행이었는데 물회와 새우튀김 그리고 아이스크림으로 제대로 배탈이 난 두 분이 녹초가 된 우리 가족은 속초의료원까지 진료를 받으러 갔습니다. 서울 대형병원과는 달리 바로 진료를 받고 약을 탈 수 있어서 내심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안내를 자원봉사하시는 아저씨께서 친절히 이런 저런 얘기를 해주셔서 많은 위로가 되었는데 정말 고마웠습니다. 서울에서 암이 걸리셔서 항암치료 반 년 받으시고 속초에 봉사와 회복겸 내려와서 살고 계시다고 항상 모든 일에서 스트레스 많이 받지말고 그러려니 살라고 그러시네요. 슬쩍 안색을 보니 병 없는 보통사람들 보다 더 건강해 보이십니다. 한편 속초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조금 부럽기도 합니다. 가끔 여행에 현지에 사시는 분의 친절을 받으면 여행이 봉우리진 꽃이 활짝 피 듯이 절정에 이르기도 합니다. 비를 조금 피해서 기다리다 아침부터 굶고 호들갑이었던 가족들은 식사를 어디서 할까 고민하다가 터미널 근처 풍년육개장에서 하기로 의견(당분간 물회 등 바다 관련 음식- 새우튀김 포함- 은 먹지 말자.)을 모으고 육개장과 송이 불고기를 먹기로 한 겁니다.

평소에 송이가 들어간 음식을 강원도에 가면 꼭 먹고 싶다고 하던 분이 계셨는데 소원 성취하셨네요. 평소에 육개장은 상가집에서나 조금 먹던 음식이었는데 직접 끓이시고 반찬도 직접 준비하시는 주인 아주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기대가 되긴 되네요. 음식의 맛은 사장님의 경력과 바지런함이 묻어나는 뒷 모습에서 결정되는게 아닌가 싶어요. 육개장은 개장에 소고기를 뜻하는 육이 붙은 것으로 여름철 따뜻한 몸보신 음식입니다. 원래는 개장이라함은 개로 만든 장(된장,고추장의 장)으로 만드는 음식이란 건데요. 개 대신 식감이 유사한 양지머리나 사태로 만들게 되었다고 하는 유례설이 유력합니다. 여름철 지친 몸에 좋은 음식들 중 하나라는 것은 확실하네요.

육개장의 국물 맛은 해물도 같이 끓여 육수를 내신건지 얼큰하고 단백한 감칠 맛이 먹어 본 육개장 중엔 단연 최고입니다. 사진에서는 국물만 많아 보이는데 뚝배기가 큰 사이즈여서 그렇게 보이고 실제는 건더기도 보기보다 꽤 많습니다. 들어간 파도 맛이 좋습니다. 송이 불고기도 송이향이 건너편까지 풍깁니다. 대략 송이가 관상용은 아닌 듯하고 고기의 질도 흐물흐물 엉키는 소고기는 아닙니다. 잘 조리하신 흔적이 보이네요. 반찬도 수준 급입니다. 간을 잘 맞추시고 오랜동안 음식을 만드신 경력이 느껴지네요. 덕분에 속도 달래고 체력이 회복되는 느낌입니다.

아직 좀 상태가 좋지 않은 분은 나중에 맛있는걸 따로 사주기로 달래주고 나머지 분들은 집떠나면 X고생이라는 말에 동감하며 멀리 '속초해수욕장'의 바다를 보며 나머지 여행의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혹시 뜨거운 여름 습한 바닷가에서 여독이 쌓이셨을 때 회나 물회 조심하시고 기름진 튀김과 아이스크림등도 마찬가지고요. 따뜻한 음식으로 속과 건강을 챙기십시요. 그러기에 풍년육개이 좋은 식당 중 하나 같습니다. 건강이 정말 최고 중요하구나 느끼게 된 여행이었습니다. 이어서 속초에서 인상 깊었던 재미있고 맛있는 음식들 포스팅도 하겠습니다. 여러분들 모두 건강하고 맛있는 여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