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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DDP 루이비통 전시회를 보고 찾은 장충동 맛집 태극당

동대문DDP에서 루이비통 전시회 방문


동대문 DDP에서 루이비통전시회가 있어서 반가운 마음으로 방문했습니다. DDP의 위용!!! 어떻게 이런 훌륭한 건축물이! 저처럼 누리는 사람들은 참 좋은데 당시 건축 공사로 인한 상인들의 피해가 있었음을 생각해보면 마냥 기뻐하기는 어렵네요. DDP와 조형물을 어떤 각도에서 보면 마치 외계인이 다시 자기의 별로 돌아가려고 UFO를 타러가는 장면 같습니다. 혹은 일본 애니 중 '진격의 거인'이라고 아시나요? 뭔가 유사한 듯 합니다. 그 거인이 복제 분열(?) 중인 사진도 있는데 혹시 놀라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올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루이비통은 14살 때 그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파리에 와서 가방 제조 전문가의 밑에서 일을 배우며 짐을 꾸리는 기술로 입소문(진정한 마케팅이죠.)이 나서 황후에게 고용되고 그녀의 후원으로 1854년에 첫 매장을 열게 되었다고 합니다. 무작정 서울로 돈 벌러 올라온 우리의 부모님, 조부모님 세대와 거의 같네요. 그 당시에는 워낙 귀족들의 사치가 심했고 하루에도 여러 벌을 갈아 입기 위해 구겨지지 않게 가방을 싸는 기술이 중요했다고 합니다. 큰 성공을 이룬 사람들의 이면을 보면 고생하고 힘든 시기를 보낸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혹시 여러분들 중에 난 왜 이렇게 힘들지 하는 분이 계시다면 크게 성공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시고 그 처해진 상황에서 가치를 만들어 나가시면 좋겠습니다. 루이비통은 그 당시의 윗 부분이 둥그런 형태의 가방을 평평한 형태로 트렁크를 제작했고 켄버스 소재를 활용하는 등 혁신적인 패턴을 개발해서 지금의 루이비통의 초석을 다졌습니다. 둥그렇다면 쌓기가 어려웠을 텐데 짐을 많이 옮기기 힘들었겠습니다.


사전 예약을 해야 쉽고 빠르게 입장하는 건데 무작정 오다 보니 그런 생각을 못했네요. 그러나 오신 분들이 평일이라서 그런건지 많지 않아서 다행히 오래 기다리지 않고 무난하게 입장했습니다. 앱도 깔고 이어폰기기도 빌리시면 더 상세하고 풍부한 설명과 효과를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앱은 번거로워서 안 깔았어요. 영상이나 음악들은 앱에서 지원해주는 것 같습니다. 가방의 색상과 가죽과 박스의 낡음이 묘한 조화를 이루어서 뭘 찍어도 예쁩니다. 가방과 소품 하나 하나가 모두 예술작품이네요. 오드리햅번의 주문서가 있어서 한 컷 넣었습니다. 김연아선수가 협찬 받은 루이비통 스케이트 가방도 있네요. 김연아 선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글로벌한 유명인인 듯합니다. (오드리햅번 노트 안내해 주신 가이드분의 친절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사진도 찍고 감탄도 하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났네요. 잠시 파라솔에 앉아서 쉬다 보니 역시 뭘 먹어야겠죠? 근처에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장충동쪽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역시 잘 먹어야 행복하네요. 가까운 맛집이 없어서 장충동으로

장충동까지 걸어 가는데 약 10분 정도 걸리네요. 그리 멀지도 않고 식사는 이쪽에서 하시는 것이 훨씬 낫겠습니다. 유명한 평안도족발집도 있고, 평양냉면 본점도 여기 있네요? 강남역 도치피자의 분점도 있구요. 웬지 팥빙수가 끌려서 저도 모르게 '태극당'에 가게 되었습니다.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 동대문의 역사가 길어서 그런가요? 오늘은 서울에 있는 빵집 중에 거의 가장 역사가 긴 손 떼 묻은 태극당에서 모나카와 팥빙수와 사라다빵을 먹기로 결정하기 전에 벌써 계산과 주문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참고로 70주년 기념으로 귀엽고 옛스러운 엽서와 스티커를 무료로 나눠줍니다. 

태극당 카스테라 여전히 아직 건재하네요. '대'자는 어마어마하게 큽니다. 10인분 정도 되는 듯 하네요. 카운타. 이게 1940년대 부터 쓰던건가 봅니다.  국진이 빵? 이건 그 김국진씨 잘 나갈 때 만들던 그 빵인가요? 오래된 역사 박물관에 와 있는 것 같네요. 아무 생각없이 왔다가 보물을 캔 것 같은 기분입니다. 핫 플레이스의 베이커리와는 정말 다른 맛 다른 느낌입니다. 사라다빵은 크기가 보통 제과점의 두 배 정도는 돼보입니다. 속은 또 꽉차서 반 만 먹어도 배부르겠습니다. 기회가 되는데로 다시와서 카스테라와 다른 빵들도 먹어봐야겠습니다. 추억이 새록새록 떠 오르네요. 동대 다니던 그 잘생긴 선배는 미국으로 떠난지 꽤 오래되었는데 연락도 안되고 잘 지내는지 갑자기 보고 싶네요. 사라다 빵을 반쯤 먹고 있을 때 쯤 팥빙수가 등장했습니다. 비쥬얼은 딱 불량불량 스럽습니다. 제리에, 통조림 과일에 콘프레이크, 연유와 찹쌀떡 그리고 팥의 구성은 지극히 평범합니다. 떡이 질기거나 제리가 딱딱해져서 씹다가 포기하던 그 옛 안 좋은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이게 뭔일 입니까? 찹쌀떡은 입에서 스르르 녹습니다. 제리는 너무 맛있습니다. 팥도 제가 좋아하는 적당히 단 맛. 이게 어찌 된 일이죠? 이렇게 맛있는 팥빙수가 있었다니요? 보통 차가운 빙수에 제리나 찹쌀떡이 들어가면 딱딱해지던데 이 빙수는 그럴거라는 편견을 여지없이 깨버립니다. 편견이 깨질 때 느끼는 환희가 평범한 팥빙수에서 느껴집니다. 그냥 그럴거라고 사람이나 일이나 여겨버리면 안되겠습니다. 같은 모습이어도 보잘 것 없어도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그 삶인가봅니다.